(백두대간) 새봉-선자령-곤신봉-소황병산
2025년 4월 16일, 수요일 6:30 강릉시 신영회관 출발. 이른 시간이라서 마을버스엔 승객은 나 혼자였다.
6:55 성산면 어흘리산림관광안내센터 하차. 친절한 버스기사님이 안내해 주는 대로 대관령옛길을 따라 반정으로 향했다. 길가에는 팬션들이 있고, 길은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게 포장되어 있었다. 팬션이 있는 곳을 지나니 길은 제법 산길다웠다.
8:30 반정 도착. 이곳엔 주막터가 있는데 기관이 대관령을 넘나드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 지었단다. 물레방아가 멈춰서 있고, 안채와 바깥채로 된 초가집이 정겹게 보였다.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과 신사임당의 시를 쓴 안내판이 서 있었고,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서인지 길은 폭이 넓고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오랜 세월 사람들의 발에 패이고, 빗물에 쓸렸으리라. 길은 오묵하게 이어졌고, 가에 나무는 뿌리를 드러내고 있었다.
반정을 지나니 국사성황당 코스와 이어졌다. 백두대간 길은 아리바우길과 목장코스와 연결되어 있어서 전망이 트여있고, 걷기에 편했다. 산길 옆에 노랑제비꽃, 금괭이눈꽃, 얼레지꽃이 피어있고, 눈을 들면 군데군데 산벚꽃과 진달래가 맞아주었다. 낙엽으로 덮인 산은 아직 푸르름은 덜하지만 떡잎 고개를 들어올리는 도토리들과 그 사이를 오고가는 다람쥐들이 눈길을 끌었다.
10:35 선자령 도착. 백두대간표지석에서 사진 한 컷. 곤신봉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거대한 풍력발전기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쉼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내리막길을 가다보니 군데군데 잔설이 하얗다. 내리막길 끝에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내가 가야 할 위치에 '동산로 없음'이라는 표지목이 있어서 당황했다. 이럴 때는 확실한 위치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맞다.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가서 산행하는 사람에게 도움말을 청하여 듣고 다시 내려갔다. 아까운 시간과 체력을 소진했지만 그게 산행이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첫길에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고, 거기에는 대가를 치뤄야 한다. '등산로 아님'이라는 표지목을 세워놓은 사람을 탓해 보지만 거기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길은 풍력발전기들을 따라 이어져 있어서, 자재와 기계를 운반하는 차가 다니던 일이었을 것이다.
12:00 풍력발전기 아래에 목장길을 걸어 곤신봉에 도착했다. 야생동물과 식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군데군데 철책이 있었다. 혹은 목장에서 키우는 가축들이 넘어가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어쨌든 지킬 것은 지켜야 하니까, 산길과 목장 가장자리에 사람이 걸어간 흔적을 살피면서 걸었다. 쉼없이 돌아가는 바람의 언덕에 풍력발전기와 드넒게 구비치듯 펼쳐진 목초밭과 축사들이 이어져 있었다. 목초들은 지난 해 마른 사이로 파릇한 새순들을 내밀고 봄맞이하고 있었다.
12:40 동해전망대 도착. 동해 일출을 보기 위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동해의 위치는 가늠할 수 있었으나 날씨 탓에 시원스런 모습을 볼 수는 없어 아쉬웠다. 주변에 산들의 방향을 나침반 모양으로 안내하는 표지석이 있었다. 거기서 소황군봉 방향을 확인하고 산행을 계속했다.
소황군봉으로 가는 길에는 제법 잔설이 많이 남아있어서 발이 종아리까지 빠지는 곳도 있었다.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따라 가다보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등산로가 나타나곤 했다. 백두대간 산행하는 사람들이 남긴 리본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아서, 내가 가는 길이 맞나 의심도 했지만 백두대간지도를 보면서 방향을 따라갔다. 군데군데 깨끗한 눈으로 갈증을 덜 수 있었다.
16:00 소황병산에 도착. 산불감시초소가 통나무건물로 지어져있었다. 노인봉 방향으로 내려갔다. 노인봉에는 생태복원구역이 설정되어 있어서 그 구역을 경유하는 등산로 대신에, 노인봉 아랫쪽을 향하여 물길 따라 하산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낙엽 밑이나 잔설 밑에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모여 작은 물줄기인가 했는데, 따라 내려가다보니 물이 점점 많아지고 큰내가 되었다. 산길은 여러 차례 그 물줄기를 넘어 이어졌다. 요행히 개차니골 산길을 찾아 병내리 거리개차니 마을로 하산했다. 택시를 콜하니 20분만에 와서, 택시로 진부(오대산)ktx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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